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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린 시절,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청년 윤호는 오늘도 말없이 풍경 만을 그린다. 초록빛 들판, 붉은 석양, 고요한 바다. 그 속에는 사람이 없다. 아니, 그릴 수 없다. 그림 속 공백은 그의 마음 깊은 곳에 얼어붙은 시간이다. 그런 윤호 앞에 서울에서 온 미대생 하늘이 나타난다. 꿈을 좇았지만 치열한 도시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그녀는, 제주에서의 짧은 머무름 동안 윤호의 그림, 아이들의 웃음, 말보다 진한 따뜻함 속에서 서서히 무너졌던 마음을 회복해 간다.